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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코끼리도 말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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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회 작성일Date 26-05-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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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에버랜드의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코끼리가 말을 한다고? 코로 내는 바람 소리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해 본 영상 속 코식이는, 누가 들어도 선명한 발음으로 “좋아”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6~7개의 단어를 더 구사한다는 사실이 놀라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생태학적으로 구강과 혀의 구조상 코끼리는 사람의 말소리를 흉내 내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믿기 어려운 소식은 국내외 언론은 물론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2010년, 독일의 다니엘 미첸 박사와 오스트리아의 음성 의사소통 전문가 안젤라 스토거-호워드 박사가 에버랜드를 방문해 정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의 핵심은 다른 종에게는 형태학적으로 불가능한 ‘언어 모방 능력’이 코식이에게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수개월의 연구 끝에 밝혀진 원리는 놀라웠습니다.
코식이는 입 자체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손가락을 입에 넣어 휘파람을 부는 것과 유사한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입김을 뿜어냄과 동시에 코를 입안에 넣어 적절하게 흔들며 공기 흐름을 조절함으로써 사람의 목소리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학계는 이를 오랜 시간 공들인 ‘각고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논문의 분석 결과에서 더 큰 울림을 주었던 것은 코식이가 불가능에 가까운 말을 한 것보다 그 말을 하게 된 ‘이유’였습니다.
그것은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을 돌봐준 사육사의 모든 것을 닮고 싶어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육사가 내는 목소리마저 닮고 싶어 했던 그 간절함이 불가능의 벽을 허물게 했던 것입니다.

    코식이는 1990년 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3년 뒤 낯선 에버랜드로 옮겨졌음에도 외로움과 고립감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은 김종갑 사육사의 헌신이었습니다.
김 사육사는 퇴근까지 마다하며 코식이 곁에서 잠을 잤고,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코식이를 쓰다듬으며 “코식아 사랑해,” “코식아 좋아?”라고 늘 속삭였습니다.
그 변함없는 사랑에 코식이는 어느 날 “좋아”라는 말로 응답했습니다.
음성 분석 결과 코식이의 소리는 아시아 코끼리가 내는 194개의 울음소리와 매우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며, 김 사육사의 주파수와 거의 일치하는 닮음꼴이었습니다.

    미물이라 여길 수 있는 코끼리조차 사랑의 힘으로 종의 한계를 뛰어넘는 응답을 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십자가 사랑과 임마누엘의 사랑은 코식이가 받은 그 사랑에 비할 수 없이 깊고, 높으며, 측량할 길 없이 광대합니다.
사도 바울은 사망도, 생명도, 그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그 사랑에서 끊을 수 없음을 불변의 현재형으로 우리에게 선포하고 있습니다(롬 8:38-39).
지금도 우리를 향해 끊임없이 사랑을 고백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우리도 “좋아”라고 응답하길 원합니다.
비록 그 과정이 지난한 훈련일지라도, 예수님의 목소리에 우리의 주파수를 맞추며 주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삶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