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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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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491회 작성일Date 22-04-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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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기나긴 코로나라는 터널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삶의 많은 부분에서 급격한 격변을 경험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정서적인 기복 또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한 해 한 해 그 기복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는 것을 여러 매체들이 사용하는 용어의 변화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첫해는 단 몇 주, 몇 달이면 충분히 해결되어 일상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부딪쳤던 상황이 한 해를 넘기는 시점에서도 탈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코로나 블루’라는 현상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블루’의 ‘파란색’은 마스크 상시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외부활동의 제한 등으로 나타난 우울감정과 무기력증을 뜻하는 상징적인 색깔이란 점에서 감정변화의 1단계로 봅니다. 그 다음 해에도 희망이 없음을 느끼며 ‘코로나 레드’로 정서적인 상태가 한 단계 더 심각한 상황으로 올라갑니다. 블루의 우울감정과 무기력증에 더하여 경제적인 위기까지 겹쳐서 매사에 짜증은 물론 분노를 느끼는 감정변화의 2단계인 적신호가 된 것입니다. 이제 코로나 3년째에 다다른 지금은 레드를 넘어서 ‘코로나 블랙’의 단계로 들어서며 블루의 우울감정, 레드의 분노를 넘어서 암담함을 느끼는 감정변화의 3단계에 돌입했다고 봅니다. 이 단계의 심각성은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절망과 좌절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에 위험스럽다고 경고합니다. 이렇게 전 세계적인 상황이 빛을 잃은 암담함에 도달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로 우리 하나님께서 코로나를 통해 이렇게 암담한 어둠 속에서 우리를 이런 정서적인 피폐함으로 무너지게 하시려는 목적일까를 생각해보면 그 대답은 일언지하에 ‘No’일 것입니다. 코로나 시기가 분명 환한 빛이 아니라, 어두운 그늘이라는 것만큼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더 깨달아야 할 것은 삶 속에서 빛만큼이나 어둠도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울의 몸에 주어진 사탄의 가시가 목적이 있듯 하나님께는 모든 것이 다 목적이 있습니다: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나니 나는 여호와라 이 모든 일들을 행하는 자니라”(사 45:7). 식물을 예로 들면 우리는 식물의 성장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들로 물, 공기, 흙 그리고 햇빛이라는 긍정적인 요소만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은 식물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서 필요한 중요한 또 한 가지 요소에 대해서는 거의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밤이라는 어둠의 역할입니다. 식물들은 온도가 증가하고 빛을 많이 얻을 수 있는 낮 시간에는 광합성 작용을 통해서 양분을 모으고 잎과 줄기를 성장시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낮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활동하는 시간 또한 길어지기 때문에 양분을 모으나 그만큼 소모량도 많아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빛을 받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식물의 겉모양은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양분의 소모량 또한 많아져 정작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 식물들에게 밤은 빛이 없어 광합성 작용은 하지 못하지만 활동량을 최대한으로 줄여서 양분을 축적하여 열매 맺는 시간이 됩니다. 그러므로 식물의 성장과 성숙에 있어서 빛과 어둠의 조화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성장과 성숙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영적으로 빛을 기쁨, 영광, 감격, 환희, 화평, 감사라는 긍정적인 요소들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어둠은 슬픔, 환난, 고통, 역경, 시험, 시련 등의 지극히 부정적인 요소들로 나타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어둠의 요소에 지금은 기나긴 코로나 시기까지 더해진 것입니다. 식물세계에 어둠이 양분을 축적해 열매를 맺는 시간이듯이, 이 코로나라는 기나긴 어둠의 터널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영적 성숙과 더불어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깊은 터널 속에서도 빛이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를 때 더욱 경이로운 기적은 우리의 삶이 될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